요즘 들어 홋카이도 비에이의 ‘아오이이케’에 대해 자주 듣게 됩니다. 비에이의 주요 관광지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나 투어 버스도 다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오이이케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럴까요? 이토록 화제가 된 까닭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아마도 그것은 일종의 스타성이라고 할 만한 아오이이케의 존재감 때문일 것입니다. 저(필자)처럼 ‘언제든 꼭 한번 가봐야지!’ 하고 마음먹고 계신 분들을 위해 왜 아오이이케의 연못은 유독 파란 것인지, 제일 좋은 시기는 언제인지, 또 조용하게 여행하려면 어떤 시간대를 피하는 게 좋은지 등 아오이이케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아오이이케의 절경
2.아오이이케는 왜 파랄까?
3.계절마다 절경을 보여주는 아오이이케
~봄.여름.가을.겨울~
4.아오이이케에 가자!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아오이이케 버스 투어
・아오이이케 투어하기 좋은 시기는?
・아오이이케에 가는 방법
・주차장
・주차장에서 아오이이케 가는 길
・교통 정체, 혼잡함에 대해
・비에이(美瑛)에 머물며 즐기다.
에필로그
1.아오이이케의 절경
섬세하고 미묘하게 달라지는 연못의 색깔로 매번 다른 옷을 바꿔 입는 아오이이케. 이곳을 찾은 여러분은 어떤 색과 만나게 될까요?
아주 작은 산들바람에도 풍경이 사뭇 달라집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의 연못은 마치 거울 같네요.
아오이이케와 숲이 연주하는 하모니. 신비로운 푸른빛에 절로 마음이 안정되는 인기 명소랍니다.
2.아오이이케는 왜 파랄까?
도카치다케(十勝岳)와 아오이 이케
본래 아오이이케는 1988년 분화한 도카치다케의 화산재가 비나 눈에 녹아 흘러 내려 생기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에이 강(美瑛川)에 만든 둑이었습니다. 이 방재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로 여러 개의 인공 연못 중 하나에 불과했지요. 그런데 이 대목에서 자연의 기적이 벌어집니다.
비에이 강에서 바위 표면을 타고 흘러 내려가는 흡사 하얀 수염 같다고 해서 ‘시로히게노타케(白ひげの滝)’라고 이름 붙은 폭포가 있습니다. 시로가네 온천(白金温泉) 상류의 도카치다케 산이 원류가 되고 알루미늄 성분이 섞인 지하수가 비에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지요.
이때 이오우자와 강(硫黄沢川)과 합류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콜로이드 상태의 입자가 생겨나고 황과 석회 성분 등이 태양빛에 반사되고 산란하면서 강 바닥의 돌과 바위를 희게 만들어 푸른 연못, 아오이이케가 비에이에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비에이 강은 일명 ‘블루 리버’라고도 불리는데, 폭포 아래 부분에서 색을 바꾸기 시작해 아오이이케처럼 깊고 푸른 강의 형태를 띱니다.
둑에 갇혀 인공 연못이 되면서 낙엽송과 자작나무 등의 나무들이 수몰되어 점차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래 전의 모습을 간직한 채 서 있는 수목의 시든 모습을 거울처럼 되비춰 내면서 아오이이케는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코발트 블루빛 연못 속에 시든 채 필사적으로 서 있는 모습을 가미후라노(上富良野) 지역의 한 카메라맨이 포착하여 사진집에 게재하자 그 즉시 입소문을 타고 프로•아마추어를 불문하고 많은 사진작가가 찾아오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아오이이케에 우뚝 서 있는 수목의 환상적인 모습 그 자체가 ‘아오이이케’로서 친숙하게 각인되었지요.
3.계절마다 절경을 보여주는 아오이이케
~봄~
긴 겨울이 이별을 고하고 이제나저제나 눈이 녹기를 기다리는 아오이이케. 그래도 아침은 아직 춥고 종종 수면이 얼기도 합니다.
꽁꽁 언 수면이 흰 모래처럼 반짝이는 가운데 그 틈으로 살짝 보이는 블루 빛의 대비도 비경입니다. 그래도 봄의 방문을 알리는 증거로 숲 여기저기에서는 어린 잎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여름~
햇빛 아래에서 더욱 반짝거리는 여름. 언제 가든 연못은 파랗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조건’이 비교적 쉽게 갖춰지는 것은 바로 이 계절입니다. 그 조건은 ‘바람이 없고, 비가 내리지 않는 맑은 하늘’입니다.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어 수면이 흔들릴 때마다 인상이 달라지는 섬세한 연못인지라 조건을 전부 충족시켰을 때는 숨조차 멎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가을~
빠를 때는 10월에 첫눈이 관측되는 도카치의 산기슭. 가을 단풍을 볼 수 있는 기간은 짧지만 연못에 비친 숲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겨울~
2013년까지 아오이이케는 겨울철에 폐쇄되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12월부터 겨울철에 조명을 비춰 경관을 아름답게 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새하얀 눈이 아오이이케에 내려 쌓이는 모습을 비추는 조명은 여러분을 환상적인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초겨울의 아오이이케. 한겨울에는 호수의 수면이 얼어 눈이 쌓인답니다.
4.아오이이케에 가자!
여기서 부터는 실제로 ‘아오이이케를 보러 가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알아 두면 좋은 정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아오이이케 버스 투어
‘아오이이케를 보러 가자!’ 하고 마음을 먹은 경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렌터카로 가는 것입니다. (대중 교통 이용은 좀 불편합니다.) 그래도 렌터카로 가는 게 불안한 데다가, 차를 혼자 빌리러 갔다가 바가지 요금이라도 쓰면 어떡하냐는 분들도 계실 테지요. 그런 분들께는 삿포로에서 출발하는 버스 투어를 추천합니다. 여러 여행회사나 버스회사가 기획하여 운행하고 있으니 검토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오이이케 투어하기 좋은 시기는?
예년대로라면 5월 중순~6월 하순에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코발트 블루빛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짧은 기간 이외는 눈이 녹은 물이나 비 등으로 인해 알루미늄 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물 등이 흘러 들어 에메랄드 빛이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겨울철에 폐쇄했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2014년 12월부터 조명으로 경관을 더 멋지게 연출하기 시작해 기본적으로 시즌 내내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일러 드린 기간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더불어 즐길 수 있으니 연못 색에 너무 구애되지 말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봅시다!
・아오이이케에 가는 방법
■삿포로에서 가는 방법
차를 이용해 삿포로에서 아오이이케로 가는 루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삿포로 IC에서 미카사 IC로 내려가 가스라자와 호(桂沢湖), 후라노 시가를 경유해 가는 루트
2:삿포로 IC에서 아사히카와 다카스(旭川鷹栖) IC로 나가 비에이로 남하하는 루트
거리상 가까운 것은 1번 루트입니다. 도로 사정이 원활하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후라노를 통과하기 때문에 중간에 라벤더를 감상하면서 이동하고 싶어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단 7~8월 시즌, 한낮의 후라노 시가지는 길이 많이 막히므로 시즌 중에는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반면 2번 루트는 이동에 약 3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약간 돌아서 가기는 하지만 시즌 중에도 크게 혼잡하지 않아서 곧장 아오이이케에 가기를 원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가는 방법
신치토세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아오이이케까지 가는 경우 예전에는 삿포로 자동차 도로를 통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홋카이도 동부 자동차 도로 개통과 더불어 신치토세 공항에서 홋카이도 동부 길인 시무캇푸(占冠) 지역을 경유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이 경우 약 160km, 3시간 정도면 도착합니다. 다만 시즌 중에는 후라노 시가지에서 길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아사히카와(旭川)에서 가는 길
아사히카와에서 후라노 방면으로 남하하여, 비에이 시가지를 통과해 아오이이케로 가는 길입니다. 아사히카와 역 주변에서 약 1시간 10분, 아사히카와 공항에서 약 40분 정도가 걸립니다.
※비에이 역에서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도후쿠 버스(시로가네 온천행) 편도 540엔
・주차장
승용차 약 100대, 대형 버스 약 1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널찍한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쪽에 있는 공간은 관광버스 전용이고 일반 차량은 직진으로 안쪽까지 들어가면 별도로 주차할 공간이 있습니다.
【실제 사진은 ※2015년 7월 시점】
비에이에서 시로가네 온천 방면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안내 표지판이 있습니다.
아오이이케의 주차장. 100대 정도를 세울 수 있는데 성수기에는 빈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주차장에서 아오이이케 가는 길
주차장에서 아오이이케까지는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어 논두렁 길을 걸어서 보통 5분, 천천히 걸어도 10분 정도면 됩니다. 성수기는 사람도 많고 비포장 도로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산책로는 좁으므로 사람들과 엇갈려 지나칠 때 주의하세요.
또한 진입 금지 장소에는 로프가 둘러져 있습니다. 매너를 지켜 안으로 들어가지 마세요.
【실제 사진은 ※2015년 7월 시점】
주차장에 아오이이케 안내판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2분 정도면 이런 자갈길을 걷게 됩니다.
그 다음은 좁은 나무 그늘 길. 오른편으로 서서히 아오이이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무 그늘 길을 1~2분 정도 걸으면 이제 아오이이케입니다.
・교통 정체, 혼잡함에 대해
후라노의 라벤더와 비에이의 언덕 투어를 겸해서 아오이이케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에 6월~8월 시즌은 매우 혼잡합니다.
차로 후라노를 북상하는 루트로 오는 경우, 국도 38호선 이후 237호선에서 비에이에 들어올 때까지의 구간은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밀리기도 합니다. 특히 주말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후라노에서 가미후라노(上富良野)까지는 이면도로가 있으니 운전하실 분은 꼭 체크하세요.
・비에이(美瑛)에 머물며 즐기다.
비에이에는 민박이나 펜션, 온천 등 다양한 개성을 갖춘 숙소가 있습니다.
비에이에서는 ‘이른 아침에 감상하기’를 추천 드립니다. 시로가네 온천가에 숙박하면 온천도 즐길 수 있고 아오이이케를 아침 일찍 가볍게 들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온천 근처에는 앞서 소개해드린 하얀 수염 폭포 ‘시로히게노타키(白ひげの滝)’도 있어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즐거움과 별미를 맛보는 두 가지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실 수 있답니다.
낮에는 정말 혼잡하지만 아침 9시쯤이라면 한산한 시간대에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명소들을 둘러본 뒤 아침밥을 먹거나, 아니면 일찍 체크 아웃 해서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찾아 나설 수도 있겠지요.
에필로그
자연의 힘으로 빚어진 아오이이케는 햇빛의 작은 변화와 바람의 상태, 계절에 따라 이렇듯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 번 들른 것 만으로는 그 매력을 다 설명하기 어려운 데다 20년을 다녀가도 맑은 코발트 블루 빛의 연못을 보지 못한 분들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색의 연못과 만났다고 해도 그 자리에 서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물감을 풀어놓은 것도 사람이 손을 댄 것도 아닌 그저 우연이 만들어 낸 자연의 오묘한 변화와 조우할 수 있으니까요.
비에이에 오신다면 아오이이케를 꼭 감상하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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