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내음 가득한 봄의 향연, 도카치의 가든!【봄의 오비히로(帯広)・도카치(十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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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하면 아름다운 경관이나 잘 가꿔진 정원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도카치는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정원들이 밀집해 있어 꽃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매년 어김없이 이곳을 찾고는 합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마침내 도카치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도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정원에는 아직까지 더러 눈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마저도 모두 녹아 자취를 감추기까지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4월이 되면 이곳 정원들도 봄 손님들을 맞기 위해 분주해집니다.
우선 약 2500종류나 되는 형형색색의 꽃들로 가득한 ‘시치쿠 가든(紫竹ガーデン)’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봄을 기다립니다

3월 20일, 시치쿠 가든을 찾았을 때는 아직까지도 이렇게 지면에 많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한 달 뒤 이곳이 예쁜 꽃들로 가득차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 전부 흰 눈으로 덮여 있었지요.

시치쿠 가든은 일년 내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곧 눈 내리는 겨울철이 다가와도 나무를 따뜻하게 감싸는 방한 작업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다음해 봄을 대비해 구근을 심고, 모든 것을 자연의 힘에 맡긴 채 눈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 계절에 순응하며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어느덧 꽃 피는 봄이 다가오다!

4월 9일에 찾아가 보니 어느새 눈이 녹아 지면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가든 한쪽에서는 낙엽을 쓸어모으며 개장을 준비하는 직원의 모습도 보이네요.

크로커스 같은 꽃들도 조금씩 움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크로커스는 꽃이 피고 지는 시기가 빠른 편이어서 이 꽃이 피는 장소에는 일부러 녹지 않고 남은 눈을 뿌려둔다고 합니다. 시치쿠 가든을 방문하는 분들이 오랫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실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지요.

화려한 봄을 반기다!

시치쿠 가든의 올해 개장일은 4월 18일. 직원들의 설명으로는 아무리 눈이 늦게 녹아도 개장 시기가 되면 신기하게도 때 맞춰 꽃들이 피어난다고 하네요.

이른 봄에는 수선화나 튤립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여러분을 환영해줄 것입니다. 싱그러운 꽃내음 가득한 봄도 이제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이 그림책 같은 꽃밭을 직접 일군 시치쿠 할머니도 꼭 한번 만나러 오세요!

그 밖에 꼭 들러볼 만한 도카치의 정원들!

롯카노모리(六花の森)

이 숲은 유명 제과점인 롯카테이(六花亭)의 포장지에 그려진 풍경을 재현한 풀과 꽃들로 가득합니다. 계절별로 다른 표정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곳이지요.

아래 사진은 5월 숲의 풍경입니다. 강변을 따라 피어난 노란 동의나물이며 마치 그림책의 한 부분을 옮겨놓은 듯 하지요? 숲 속에는 오래된 민가를 옮겨 지은 건물이 몇 채 있는데 이곳에서 사카모토 나오유키 화백이 남긴 미완성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흔치 않은 기념품도 인기랍니다. 꽃 문양의 샤프 펜슬 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기념품들도 잊지 말고 둘러보세요.

마나베 정원(真鍋庭園)

2만 4천 평에 달하는 너른 부지 안에는 일본풍으로 조성된 정원과 유럽풍으로 조성된 정원이 함께 있어서 색다른 이국적인 풍취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일본 최초의 침엽수 정원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만큼 진귀한 침엽수도 가득합니다. 오비히로 역(帯広駅)에서 차로 불과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런 대자연과 만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정원 안에는 폭포나 작은 냇가도 조성되어 있어 한숨 돌리며 힐링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랍니다.

도카치 센넨노모리(十勝千年の森)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절찬을 받은 곳입니다. 히다카 산맥(日高山脈) 기슭에 위치한 부지 면적이 무려 400헥타르에 달할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을 지니고 있기도 하지요.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절경도 절경이려니와 도카치의 아름다운 평원과 숲길을 고즈넉하게 걷는 시간도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정원 안에서 염소를 사육하고 있어 그 귀여운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고, 세그웨이로 너른 평원을 가로지르는 투어 코스도 인기가 있으니 잊지 말고 경험해보세요.

도카치 힐즈(十勝ヒルズ)

오비히로(帯広)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도카치 힐즈 가든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채소와 허브 등을 재배하여 도카치의 ‘농장과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출신의 셰프가 있는 레스토랑이 특히 인기인데, 원내에서 기른 신선한 채소나 허브로 건강하고 특별한 메뉴를 내놓는다고 하니 한번 들러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이렇듯 도카치 곳곳에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멋진 가든들이 많이 있습니다. 올 봄과 여름에는 도카치의 자연 가득한 풍경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시는 건 어떨는지요.